젊은사람에게는 생소한 그러나 알아둬야 할 '교통사고 기왕증공제'

오씨(60)는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이라서
가까이 있는 사물 형체만 희미하게 인식할 정도로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50년동안 같은 동네에서 같은 생활반경을
유지하며 생활했기 때문에 거동이나 보행에
큰 문제가 있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난 그날은 혼자 제수용품을 장만하러 시장에 갔고
주차장에서 나와 좌회전하려던 승용차에 치였습니다.
 

사고후 가해차량이 가입한 보험사는
오씨가 주위를 살피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며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생금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치료비가 막막했던 아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화해 권고를 이끌어 냈지만
보험사는 기왕증 기여도가 70%로 판정이 난 만큼
그동안 지급한 치료비 6000만원 중
5000만원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과거 경추골절 치료 전력도
흔한 골다공증도 없이 건강했던 사람에게
기왕증 기여도가 70%라는게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경추골절의 경우 골다공증이 심하지 않으면
기왕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례가 있으나
최근 오씨와 비슷한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기왕증은 과거에 앓은 병력이 있거나
현재도 가지고 있는 질병을 뜻하며
기왕증이 사고 후유증 또는 새롭게 병변한 질병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그 정도를 의미하는것이
기왕증 기여도라고 합니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때
피해자의 기왕증 기여도에 따라 보상금을 삭감하는데요
예를들어 사고 후 총 진료비가 1억원이 나왔는데
기왕증 기여도를 70%로 판정받았다면
가입자는 3,000만원만 보상을 받게 됩니다.

기왕증은 법원 판례에서 인정이 되기는 하지만
종류, 정도에 대한 정립된 이론이 없기 때문에
의사마다 진단과판단이 달라 분쟁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기왕증은 피해자의 나이가 매우 중요한데요
나이가 많을 수록 통상적으로
더 많은 기왕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기왕증을 다루는 손해배상 사건들은 소송기간도 오래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어려운 소송에 해당된다고 하는데요

교통사고 손해배상 전문이라는 변호사들은
잘못 평가된 신체감정회신내용에 대해 사실조회나
신체재감정신청으로 치열하게 다투어야하지만
적극적으로 서면을 제출하는 케이스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고 합니다
서면을 제출한다해도 형식적이거나
허점이 많은 주장은 해당 재판부에서 받아주기 않기 때문입니다.
 

공청회등을 통해 수년 째 기왕증의
불합리성을 주장한 한변호사는 기왕증으로
보상을 덜 받은 피해자가 20만명 정도 된다고 추정했는데요

한씨는 "의뢰인 중 기왕증 기여도 50%판정을 받았어도
30%로 낮춰지기도 하는 등 판단은 제각각 의사 나름"이라면서
의학적 지식이 없는 가입자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은 만큼
기왕증 판정과 정도를 엄격히 하도록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위에 돌을 치는 것과 같은 싸움이
연상되는 기왕증보험금공제.
피해자 입장에서 억울하게 기왕증 보험금 공제로
피해보상액을 받지 못한 경우
뚜렷한 방법 없이 전문 변호사나 법조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네요
 

한변호사의 주장과 같이 더이상 오씨와 같이
소시민이 억울하게 고통 받는 일이 없기 위해서
철저한 기준이나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